월성원전, 안전사고 뒤처리 수준 이래서야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월성원전, 안전사고 뒤처리 수준 이래서야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4-10-21 20:27

본문

 월성원전 3호기에서 발생한 잠수부 사망사고와 관련 시신 수습과정에서 한수원이 취한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주 월성원전 3호기 바닷물 취수부에서 30년 경력의 전문 잠수부 권모씨가 취수용 펌프에 흡인돼 사망했다. 당시 월성원전은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밝히지 않은 채 '원인을 조사 중이다'라고 발표해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유족측이 사고 발생 25일째를 넘긴 21일 현재까지 추가 시신 수습을 요구하며 장례식을 미루는 등 거세게 반발 하면서 구체적인 사고 발생 경위와 시신 수습과정이 드러나고 있다.
 문제의 사고는 한수원이 한전KPS 측에 발주하고 또 한전 KPS는 또 다른 하청업체에 취수부 뻘제거 작업을 맡기면서 발생했다. 월성원전은 이 과정에서 수차례 작업인부가 흡입될 위험성이 있으므로 펌프 가동을 중지해 줄 것을 잠수부로부터 요청받았으나 묵살 한 것으로 유족측은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유족측과 동료 잠수부들에 따르면 작업인부들이 구체적으로 월성원전 3호기의 4개의 취수펌프 중 작업 중인 3호 펌프와의 거리가 1.5m밖에 안돼 위험하니 펌프작동을 멈춰 주든지 모두 끌 수 없는 상황 이라면 4번 펌프를 대신 켜고 3번 펌프는 꺼달라며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으나 묵살되는 바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사고 발생 후 시신 수습과정도 문제가 되고 있다. 사고 후 한수원측으로부터 시신을 인계받은 유족들은 시신이 온전한 것으로 믿고 장례를 치르려 했으나 뒤늦게 장례식장에서 염을 하는 직원의 제보로 시신의 양이 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추가 수습을 주장하며 발인을 거부하고 있다.
 월성원전의 이번 사고 수습과정을 보면 과연 대기업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지금까지 취수부 뻘제거 작업에서 사람이 흡입 돼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진행됐음이 입증됐다. 또한 흡입구에 안전망을 설치해 사람이 흡입돼 펌프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이 물질이 흡입돼 원전이 가동중지 되는 사태를 막아야 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안전 규정도 무시했다.
 더 나아가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직후 유족들을 배려한 사후수습도 낙제점에 가깝다. 나머지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구조를 분해해야하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변명은 궁색하다 못해 비겁해 보인다. 수십개의 취수구를 가진 월성원전의 이같은 사후 수습 과정이 알려지면 과연 누가 향후에 같은 작업을 위해 물속에 뛰어 들겠는가. 한수원은 월성원전 차원을 넘어 회사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수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된 직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한 조사를 벌여야하며 궁색한 변명을 접고 유족측에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또한 경찰은 한수원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수사력을 총동원해서라도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 원전에서 '안전'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